직장인 영어TIP

 

공부에는 왕도가 없고 끝도 없는 것 같다. 특히 어학의 경우,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살지 않는 이상 그 실력을 향상시키기가 참 힘들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명분도 부족하고, 꾸준하게 해나가는 것도 어렵다 보니 더욱더 그렇다. 나는 직장 다니면서 회화공부를 하겠다고 비싼 강의료를 내고서 한 달도 채 공부하지 않은 채 어영부영 시간만 보낸 경우도 있다. 영어 회화 책도 많이 읽었고, 문법책도 사고, 이런 저런 인강 정보를 찾아 며칠 동안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계획도 많이 세워 보았지만 야근, 약속, 모임 등을 핑계로 한 두 번씩 빠지다 보면 ‘에이 몰라’가 되어 버리기 일쑤였다. 굳이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해야 할 일들이 많았고,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올 연말쯤 떠날 장기여행을 앞두고 생존을 위한 영어공부가 시급해짐에 따라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영어 공부가 하루 일과에서 최우선순위를 차지할 정도가 되었다. 동기도 부여되었을 뿐만 아니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실력을 향상시켜야만 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직장생활과 영어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에너지와 의지를 지속시킬 방법은 뭐가 있을지,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영어공부법은 무엇인지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어졌다.

 

일단 간단하게 요약하면, 동기를 부여하는 것과 어쩔 수 없더라도 해야만 하는 혹은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그럼 우선, 직장인들, 특히 나처럼 영어 공부를 굳이 하지 않아도 상관 없는 삶을 살지만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영어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목표라는 것은 충분한 유인가가 있어야 한다. 즉, 정말 달성하고 싶은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가장 흔하고 쉬운 것은 공인영어점수 획득과 향상이고,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 워킹홀리데이 등의 삶의 환경을 바꾸려는 목표도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영어뉴스나 미드를 막힘없이 듣겠어!’ ‘외국인 친구와의 프리토킹이 가능하도록 만들겠어!’ ‘영어프리젠테이션 실력을 쌓겠어’ ‘외국 바이어와의 원활한 의사소통!’ 등 개인적인 만족감을 위한 목표도 있을 수 있다. 여기서 또 중요한 점은, 목표 달성에 대한 개인적인 보상 뿐만 아니라 외적인 보상요인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목표 달성 후 느낄 ‘성취감’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만족감이나 타인으로부터의 인정, 칭찬, 보상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래서 영어점수획득이나 영어발표 혹은 업무에 적용 등의 목표가 개인적인 만족감을 위한 목표보다 동기를 오래 지속시킬 수 있을 듯하다. 한 가지 힘든 점은, 나처럼 일상 생활에서 영어 사용이 많지 않고 굳이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이러한 영어공부에 대한 목표를 설정할 만한 계기는 잘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렇더라도 영어공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계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가장 큰 것은 스터디나 수강료 환급이 되는 수업을 듣는 것이 있겠다. 패널티가 있으면 더 좋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 유학이나 워홀 계획 혹은 외국인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노출시키는 것이다(사실 평범한 직장인에게 썩 와닿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만의 창의적인 방법으로 하루 일과를 영어공부에 최적화 시키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에서 영어에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고안해내면 될 것이다. 극단적일지도 모르겠지만,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 즐겨찾기의 구성을 영어관련 사이트로 채우는 것, 아침 저녁으로 듣는 음악 대신 영어 뉴스나 대화를 청취하는 것, 즐겨 보는 예능 대신 (자막을 보더라도) 미/영드나 외국 토크쇼를 보는 것, 여기저기 영어 단어나 표현들을 써붙여 놓는 것 등등. 만약 이러한 환경에서도 동기를 지속시키지 못한다면? 개인의 끈기와 성실성을 한 번쯤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사실 본인도 큰 돈을 날려 본 경험이 있기에…부끄러운 말이다).

 

 

 

자. 이렇든 저렇든 영어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거나, 해야만 하며, 의지에 불타오를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영어공부를 단순하게 섹션화 해보면, ‘읽고’ ‘듣고’ ‘말하고’ ‘쓰고’ 로 나눌 수 있다. 즉, 리스닝, 문법과 독해, 영작, 프리토킹을 쉽게 이야기 한 것이다.

나는 처음에 ‘회화 실력 향상’ 을 목표로 삼고 시작했지만, 하다보니 문법과 독해, 영작, 리스닝 모두에 관심이 가져졌고 이것들은 따로 떼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공인영어 점수가 급하다면 각 시험 준비 문제집을 사서 점수를 높일 수 있는 전략대로 공부를 하면 되겠지만, 전반적인 영어실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면 모든 걸 다양하게 갖추어야 하는게 중요해 보였다. 그래서 ‘가급적 많은 컨텐츠를 꾸준히 접하는 것’ 이 내 공부방법의 핵심이 되었다. 즉, 읽고 듣고 말하고 쓰고를 다 하면 된다.

 

 

그럼 뭘로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

 

요즈음은 영어와 관련하여 너무도 많은 정보들과 컨텐츠가 있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영어공부와 관련한 대표적인 책이나 강의들, 그리고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이것저것 너무 많아서 어지러울 지경이다. 나도 그랬다. 너무 많아서 뭘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시간 낭비 많이 했다. 그럼 대체 뭘 어떻게 선택 해야 할까? 내 결론은 이것저것 다 들여다보고 시도해 보라는 것이다. 좋다는 거 다 찾아서 접해보다보면 나한테 맞는 것들이 남게 된다. 실패 없는 성공은 없는 것 같다. 이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라고 제시된 걸 해봐도 나에게 맞지 않아 실패하게 되고 에이 영어 공부는 역시 틀렸어 라며 포기하기가 일쑤다. 그러지 말자. 그냥 이것저것 다 해보고 아닌건 말고 잘 되는 것을 선택하자.

 

그런 것들이 정해진다면, 내가 하루나 일주일에 영어를 위해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파악한 뒤에 실천하면 된다. 하지만 그것에 너무 강박적으로 얽매이면 마음에 부담감만 더 생기니까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하는 게 좋다. 식사시간 즈음 자연스럽게 끼니를 챙겨 먹는 것처럼. 내 삶의 일부에 스며들게끔 해야 한다(어떤 일이든 그렇다. 운동이건 공부건, 습관은 일상생활에서 무리 없이 반복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꾸준함’ 이 관건이다.

 

 

부끄럽지만 부록으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내가 선택한 책이나 방법들을 나열해 보려고 한다.

 

우선 나는 내향적인 성격인데다가 생활 반경이 넓지 않은 편이며 여행을 위해 가급적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들을 찾다 보니 이렇게 하게 것 같다.

 

 

EBS 어학프로그램 – Easy English, 입트영,Power English의 교재구입과 듣기.

매일 하기 보다 며칠에 한 번씩 몰아서 하는 편이다. Easy English는 기본적인 표현을 익히는 데에 좋고, 입트영은 스피킹 뿐만 아니라 간단한 영작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며, power english는 리스닝, 고급표현 익히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청취는 멜론 어플로 한다. 이게 어떤 방법보다도 가장 가격이 저렴한 것 같다.

 

독학용 교재 – grammar in use(intermediate), 고교때 봤던 천일문 교재.

grammar in use는 보통 하루에 정해진 분량을 소리내어 읽는 방식으로 책을 여러 번 돌려 보고, 박상효 선생님의 강의를 보는 게 일종의 정석으로 통하는 것 같다(하지만 나는 하다가 지쳐서 포기를 많이 했고 지금은 잠시 쉬고 있다–>글 쓰고 다시 시작했다. 명불허전! 생각 없이 읽다 보니 진도가 꽤 나가게 되고, 평소 아리쏭 했던 구문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천일문은 구버전과 신버전이 있는데 신버전 책을 구매해도 되고 어둠의 경로나 무한검색질로 구버전의 mp3 파일과 교재내용을 구할 수도 있다. 천일문은 독해 시 문장을 파악하는 기초적인 능력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학습법을 응용해서 mp3 파일을 듣고 받아쓰기를 하거나, 해석본을 보고 거꾸로 영작을 해보는 것도 좋다(천일문은,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영어공부를 못하던 한 고교생이 이 교재를 통으로 외워서 서울대에 진학한 경우를 본 뒤에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 학생이 얼마나 독한지도 알게 되었다…).

 

영문기사 – 영문 기사나 에세이 등을 해석.

전공관련해서 mighty라는 사이트에서 관심있는 글들을 해석하고, news peppermint 에서 기사를 읽다가 흥미있는 내용은 원문을 보고 해석 후 번역된 기사를 대조해서 읽어보기도 한다. New York Times 도 좋다. 많은 영자 신문 사이트가 있지만, 이정도만 본다.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사이트를 돌아가면서 땡기는 글이 있을 때마다 한다. 그리고 가급적 꾸준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보통 2-3일에 하나의 영문을 해석하게 된다).

 

폰의 어플 – Memrise, 미티영.

출퇴근 시간에 버스에서나 잠자기 전 짜투리 시간을 활용한다. Memrise라는 어플을 이용하여 기초적인 단어를 보고 있다. 이 어플에는 여러 강좌가 있지만 나는 ‘400 words of TOEFL-Intermediate English’ 라는 것만 한다. 토플 기본 단어라 쉬운 것도 많지만 간간이 모르는 단어들도 나온다. 단어와 영문뜻이 함께 제시되고, 이를 반복적으로 학습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어플이다. 미티영이라는 어플도 발견했는데, 신세계다. 미국 토크쇼나 뉴스 내용을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해주는 어플인데, 굉장히 신박하다. 월 커피 한 잔값이면 무제한 학습이 가능하다. 그래서 결제 할까 말까 고민 중. 뉴스나 토크쇼 리스닝이 어려워서 답답한 경우가 많은데, 왠지 이 어플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

 

AP뉴스 받아쓰기 – 해커스 홈페이지에서 제공해주는 짤막한 AP뉴스. –> 처음에는 빈칸 채우기에만 급급했다가, 이제는 전체를 받아쓰려 하고 있고, 똑같이 따라해보는 걸 훈련하고 있다.

 

그 이외에 – BBC 영어 학습 사이트, enjoy english 등 심심할 때 들어가서 스윽 보고 나온다. 그리고 power english 저자인 크리스틴 조의 블로그나, 또 다른 블로그 (참신한 표현들이 꾸준히 올라오는.. 무슨 팟캐스트 DJ이신 노신사분의 블로그)도 심심하면 들어가서 본다.

 

 

꾸준히 접하고 있는 것들은 이정도고, 시도 예정인 것은 오프라인 영어 스터디, 영어 인강(박코치를 어제 알게 되어서 정보 수집 중이다), 전화영어 등 실제로 대화를 해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동료의 말에 따르면, 직장인 환급? 지급? 정책도 있어서 일반 오프라인 강의 지원도 되는 것 같았다.

 

공부한 내용 중 일부는 기록을 한다. 노트에 하다가 블로그로 옮겼다. 나중에 여행갔을 때 찾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심심할 때 블로그 훑어 보면서 복습을 하는 재미도 있다.

 

 

아직 영어 왕 초보다. 고등학생 때 봤던 교재를 지금도 보고 있으니 말 다했다. 그래서 이런 글 쓰는 것이 부끄럽다. 주변에 프리토킹이 원활한 친구들도 많아서 이런 내 속사정을 익명으로 남기기도 부끄럽다. 하지만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내 생각과 의지를 가다듬기 위해 글을 쓸 필요성이 느껴졌다. 그리고 공부에는 왕도가 없고 지금 나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며 그러다 보면 실력은 늘 것이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다. 대신 꾸준히 흐름이 끊기지 않게끔 마음을 다독이는 것에 집중을 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